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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4월] 질투는 나의 힘

질투는 나의 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강유리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 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            -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과 해석의 여지를 주는 것이 시가 가진 고유한 매력이라고 하지요. 기형도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제가 정신과 의사로서 느꼈던 소고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정신과 외래를 방문하는 분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겉에서 보기엔 괜찮은 삶일지 몰라도, 제 마음은 늘 공허해요.”  “그 동안 남들 하는 만큼은 하며 산 것 같은데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이런 고민은 우울증과 같은 특정한 정신과적 상태일 때에만 하게 되는 고민은 아니라, 현재의 대한민국을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해 봤을법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여지는 모습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오래된 체면 문화나 남들이 가진 만큼 가지고, 남들 하는 것은 해야 뒤지지 않는다고 여기는 비교와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로부터 누구나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결국 ‘질투는 나의 힘’ 으로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질투는 부러움, 선망, 세상으로부터의 인정이나 다른 사람에게 받는 사랑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요. 질투를 나의 힘으로 사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까지 남들만큼 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존감을 유지하는데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외부의 인정이 삶의 동력이나 행복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시인의 말처럼 사랑을 찾아 헤매어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에 소홀하다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문득 탄식하게 되지 않을까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의 시작은 무엇일까요? 한 가지 방법은,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그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내 희망의 내용은 스스로를 사랑한 것이었네’ 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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