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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1월] 정신건강의학과에서의 약물치료와 부작용

정신건강의학과에서의 약물치료와 부작용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명욱

 

새로운 약물을 처방해드릴 때면 많은 분들이 물어보십니다. ‘이 약 먹어도 부작용은 없는 거죠?’ 하지만 제 답은 항상 같이 다음처럼 시작합니다. ‘모든 다른 약물과 마찬가지로 제가 처방해 드리는 약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인체의 각 부분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 부작용 없이 의도한 효과만 정확하게 보일 수 있는 약품은 없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제 입에서 부작용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많은 환자나 보호자께서는 겁을 먹거나 화를 내십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약물로부터 의도하지 않은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이 떠오르게 되니까요. 하지만, 들었을 때 드는 부정적인 느낌과 달리, 실제로는 모든 부작용이 다 해롭거나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부작용(副作用, side effect)이라는 단어는 약물 등의 치료나 조치가 원래 목표로 했던 의도와 효과를 벗어난 모든 부수적인 결과를 의미하고, 따라서 부작용 중에는 오히려 경우에 따라선 이로운 것들도 있습니다. 진통해열제로 쓰이던 중 심장 및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막아주는 부작용이 발견된 아스피린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혈압약으로 개발되었으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견된, 비아그라라는 상품명으로 유명한 실데나필처럼 부작용이 오히려 주된 효과의 자리까지 차지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롭지 않고 불편하거나 위험할 수 있는 부작용’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 학술적으로는 부작용보다는 ‘약물이상반응’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이롭지 않은 부작용 즉 약물이상반응도 그 심각성이나 위험한 정도에 따라 실질적으로 해롭지 않거나 사소한 것(예컨대 철분제로 인해서 대변 색깔이 검게 변하는 것 등)부터, 불편하거나 성가실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치명적이거나 심각하지는 않은 것(일시적인 더부룩함이나 가벼운 어지러움 등), 위험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는 것(경련발작이나 심각한 심장 부정맥 등)까지 다양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시간도 약을 먹기 시작하는 초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약에 적응하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것, 약을 먹는 동안에는 지속적으로 나타나지만 약을 끊으면 원상복귀되는 가역적인 것, 그리고 일단 부작용이 나타나면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것이 각각 다르며, 확률적으로도 약을 먹는 전부 혹은 상당수의 경우에 발생하는 흔한 부작용부터, 전세계에서 몇 명 있을까말까한 희귀한 부작용까지 다양합니다. 

 


같은 부작용이 어떤 사람에게는 이롭고 어떤 사람한테는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하는 약물 중에서도, 잠이 잘 오는 부작용을 가진 약물, 살이 빠지는 부작용을 가진 약물, 오히려 입맛이 좋아지고 살이 찌는 부작용을 가진 약물 등이 있는데, 이런 부작용들은 경우에 따라 이로울 수도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과 개인별 특성에 따라, 혹은 질환의 시기나 증상의 변화에 따라 약을 선택하여 처방하고 또 처방을 바꾸거나 조절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되는 대부분의 약물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비록 성가시고 불편할지언정, 치명적으로 해롭거나 비가역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드물게 일부 환자에서 위험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약물들이 있는데, 이러한 약물의 경우 처방하는 담당 의사가 어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지체 없이 병원에 오시라고 한다거나,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야 함을 알려주고 혈액검사를 함께 처방한다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별도의 주의사항을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약품에 들어 있는 설명서에는 흔한 것부터 희귀한 것까지 발생할 수 있는 약물이상반응에 대하여 상세하게 적혀 있지만, 글씨도 작고 양도 많아 꼼꼼하게 읽어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인터넷상에 처방 약물의 부작용과 관련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이들 중에는 믿을만한 것도 있지만 부정확한 정보도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약물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증상일 가능성도 있고,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해서 의사와 상의 없이 약물을 중단할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의심되는 경우, 가능한 진료를 앞당겨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당 의사가 기다려보는 방법, 약물을 증감하거나 교체하는 방법,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는 보조약제를 추가하는 방법 등으로 대처해 드릴 것입니다. 또한, 약물을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처방된 용량 이상으로 임의로 복용하는 것도 이상반응의 가능성을 높이므로 처방된 용량대로 규칙적으로 정확히 복용하는 것 역시 효과를 높이고 이상반응의 위험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끝으로, 담당 의료진을 신뢰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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