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새영 / 선천성 사지 결손 진단
창밖을 보면 애들 뛰어다니는 소리가 제일 싫었어요
쟤네들은 잘 뛰어다니네 하면서. 뭐라고 해야 하나 질투?
거의 팔이랑 다리가 멀리서 보면 없는 것처럼. 없는 모습으로 보였을 거예요.
다리를 늘이는 수술이 0.5mm 정도 늘이잖아요.
이 정도 늘려서 뭐가 바뀌나? 싶을 때가 있었어요.
치료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안인숙 / 홍새영 환자 어머니
후원자로서 일주일에 한 번씩 금요일 오후에 3시~4시쯤 가서 데리고 와서
일요일에 저녁 먹고 데려다 주기를 1년 동안 계속했어요.
한 주도 빼지 않고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 번씩 기쁨 하고 안타까운 슬픔 이런 게
매번 반복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가슴이 막 저리다고 할까요
계속 울음바다가 되는 거예요.
그러지 말고 우리 그냥 입양을 하자
라면박스 있잖아요. 거기에 옷가지 이런 게 하나가 온 거예요
그거 보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7년 동안의 짐이 라면박스 하나라는 게 너무 가슴 아픈 거예요
‘그래 입양을 하기 잘했다’
돈도 많이 들고, 힘들텐데 왜 팔다리가 불편한 나를 입양 했어, 엄마?
라고 말을 하니까
엄마가 '너니까'
장애가 지금보다 훨씬 심했죠.
수술을 스물세 번 그렇게 해서 보조기를 신었지만
그때는 그렇게 못했죠.
왼쪽은 정상적인 발육을 하는데 오른쪽은 발육이 안 되니까
왼쪽이 자라는 만큼 매년 늘이는 수술을 한 거죠
늘이다 보니까 발목도 오그라들고 그러면 발목 펴지는 수술도 해야 하고
뼈 이식도 하고, 너무너무 힘들고 정말 둘이서 붙잡고 많이 울었어요.
박수성 교수 /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처음에 이제 3년 10개월 된 애기가 왔는데 그런 기형이 우리 병원에서도 쉽지 않은 질병인데요.
결손증 치료할 때 가장 위험한 게 신경마비 등 중간에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행히 흉터 외에는 크게 합병증 없이 잘 치료되어서 지금은 자기 발로 땅에 딛고 걸어 다니죠.
왼쪽 다리가 정상인데 그걸 100으로 보면 우리가 점수를 주면 약 70점 정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저 개인적으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진료)보실 때마다 점점 나아지고 있네?
이제 한번 걸어 볼래? 하면서
희망을 심어주는 말들 그런 말들도 너무 좋았고
그렇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보조기 굽도 낮아지는 걸 보면
'잘 버텨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리는 길이가 얼마 차이가 나지 않으니까 줄넘기도 할 수 있는 거고
체육도 할 수 있으니까.
오른쪽 손도 저한테는 걸림돌이 되는 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제는.
아무리 아파도 참을 수 있다, 참을 수 있다,
나는 해낼 수 있다고 하면 별로 아프지도 않아요. 그 아픔도 잊어버리기도 하고
포기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학교 선생님들도 그래요.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하면서 새로 태어나게 한 거죠. 새로.
저를 이렇게 걷게 해 주고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가족들한테는
자랑스러운 딸, 그리고 동생, 그리고 처제가 되는 홍새영이 되고 싶습니다.
[리얼스토리 희망을 나눕니다]